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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맛집

호랑이를 만날 수 있는 경북 봉화군 국립백두대간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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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인왕산을 비롯해 여기저기 산불이 났었죠. 인명피해가 없어서 다행이지만 축구장 21개 면적에 달하는 임야가 불에 탔다니 정말 마음이 아픈데요. 그래서인지 오랜만에 내리는 봄비가 더욱더 반가운 것 같습니다. 어제는 마침 식목일이었는데 지난 주말 식목일과도 어울리는 멋진 곳에 봄나들이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경북 봉화군에 위치한 국립백두대간수목원입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어떤 곳일까요?  

소백산과 태백산 사이의 경북 봉화군 춘양면 서벽리에 위치한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우리나라 핵심 생태축인 백두대간 및 고산 지역의 식물 자원을 수집하여 보전함으로써 생물다양성을 증진하고, 유용한 식물 소재의 발굴 연구를 통해 국가 및 지역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조성되었습니다. 다채로운 식물 자원과 아름다운 전시원, 백두대간의 상징인 백두산 호랑이, 세계 최초의 야생 식물종자 저장시설인 시드볼트를 보유한 아시아 최대, 전 세계 두 번째 규모의 수목원입니다. 

 

관람안내

  • 개관일: 화~일요일
  • 휴관일: 월요일, 1월 1일, 설날 및 추석 당일
  • 관림시간: 하절기 3월~10월 10~17시, 동절기 11월~2월 10~16시 
  • 호랑이숲까지 이동소요시간을 고려해서 호랑이숲 관람종료 1시간 전까지 입장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 입장료: 성인 5,000원, 청소년 4,000원, 어린이 3,000원(봉화군민·다문화가정은 50% 할인)
  • 무료대상자: 만 6세 이하 65세 이상, 장애인, 국가유공자, 독립유공자, 참전용사, 기초수급자, 숲사랑지도원, 숲사랑지도위원, 5·18 민주유공자, 특수임무유공자, 의사상자, 병역명문가, 다자녀가족, 국군포로, 억류지 출신 포로가족, 국군의 날 입장하는 군인, 어린이날 입장하는 어린이 등
  • 트램이용료: 성인 1,500원, 청소년·어린이 1,000원, 만6세 이하·장애인 무료 
  • 반려동물을 데리고 입장할 수 없습니다.
  • 수목원 전 구역에서는 취사를 할 수 없으며, 음식물 섭취는 지정된 곳에서만 가능합니다. 
  • 백두대간수목원은 굉장히 크고 방대하여 하루만에 관람하기에는 아까운 곳입니다. 최소 1박 2일로 방문하고 홈페이지를 통해 해설프로그램을 예약하여 이용하면 더 여유롭고 알차게 관람할 수 있습니다. 

 

호랑이버스 모양의 트램 정말 귀엽죠? 아이들이 무척 좋아해요

 

호랑이숲

우리 땅에서 사라진 지 100년 된 멸종위기 종 백두산호랑이의 종 보전과 백두산호랑이의 야생성을 지키기 위해 자연서식지와 유사한 환경을 조성하고 종 보전과 체계적 관리를 위한 지속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호랑이 숲의 면적은 총 3.8ha로 축구장 6개 크기와 맞먹는 거대한 규모로 국내에서 가장 넓은 사육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백두산 호랑이 종 보전 및 동불복지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국내 최고의 호랑이 보전기관입니다. 한청, 우리, 한, 도, 태범, 무궁 총 6마리의 호랑이가 살고  있고, 호랑이숲 개방시간 동안 2마리씩 앞마당에 나와 관람객과 만나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2022년 에버랜드에서 온 태범이와 무궁이

저는 첫째날에는 태범이와 무궁이, 둘째 날에는 한과 도를 만났어요. 처음에는 들었던 이야기와 달리 서식지가 그렇게 크지 않은 것 같아서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알고 보니 뒤에 더 큰 면적의 서식지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닌다고 하더라고요. 호랑이 복지는 우리나라에서 이곳이 최고라고 하시고 또 멸종위기인지라 이미 야생으로 돌아가서 공존할 수 없는 상황인지라 현재로서는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최선인 것 같았어요. 호랑이들 생각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모쪼록 넓은 이곳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시드볼트(Seed vault)

시드볼트란 종자(Seed)와 금고(Vault)를 합성한 단어로,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 핵전쟁과 같은 대재난, 대재앙에 맞서 식물유전자원을 보전하고 최후의 순간을 대비하기 위해서 건설된 영구저장시설입니다. 수시로 종자를 넣었다 뺐다 하는 종자은행과는 다릅니다. 시드볼트는 전세계 단 2곳뿐이며, 작물(5곡, 감자, 옥수수 등) 종자를 보관하는 노르웨이의 스발바르 글로벌 시드볼트와 야생식물 종자를 보관하는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가 있습니다. 노아의 방주에 빗대 '현대판 노아의 방주', '최후의 날 저장고'라고도 부릅니다. 백두대간글로벌시드볼트는 산림청에서 2015년 12월 건설하였으며, 해발고도 600m에 있는데, 지하 46m 지점에 터널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강화콘크리트 60cm와 3중 철판구조를 사용해서 규모 6.9 지진에도 견딜 수 있게끔 설계되었고, 자가발전기도 운영합니다. 국가보안시설로 경비인력이 상시 배치됩니다. 종자를 보관하기 위해서 영하 20 º C, RH 40% 이하를 항상 유지합니다. 2021년 3월 31일 기준으로 239과 1,493속 4,751종 95,395점을 보관 중입니다. 최대 200만 점 이상을 보관할 수 있습니다. 

 

시드볼트는  TVN 유퀴즈온더블럭에서 처음 접하고 굉장히 인상 깊었는데요, 그 당시에는 이 수목원에 있는지 몰랐는데 와서 숲해설사님의 설명을 듣고 알았답니다. 국가보안시설이라 지도에도 나오지 않더라고요. 어차피 일반인이 접근할 수 없는 시설이라 수목원 내에서도 어디인지 위치를 알 수 없었지만, 방문자센터 2층에 시드볼트에 대한 전시가 되어 있어서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에게도 간략하게나마 설명해 주었는데 인상 깊었는지 다녀와서도 며칠 동안 질문을 하더라고요. 이런 중요한 시설이 우리나라에 있다는 것이 자랑스러우면서도 매일 기후위기를 체감하고, 지구 다른 한편에서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현실 때문에 언젠가 올지도 모르는 최후의 순간이라는 것이 굉장히 큰 두려움으로 다가오는데요. 우리의 미래 세대를 위해 영원히 꺼낼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소망을 가져봅니다.  

 

38개의 전시원

호랑이숲 외에도 어린이 정원, 암석원, 만병초원, 거울정원, 백두대간 자생식물원, 진달래원, 야생화원, 단풍식물원, 알파인하우스, 약용식물원 등 다양한 주제의 전시원들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봄에도 꽃 피는 시기가 다 다르듯이 백두대간식물원은 고도가 높아 봄이 다른 곳보다 2주정도 늦게 찾아온다고 하는데요. 제가 방문했던 4월 1~2일에는 개나리, 진달래 등이 피어있었고 2주 뒤에 벚꽃이 만개한다고 하더라고요. 서울에서 벚꽃을 즐기지 못한 분들은 4월 중순쯤 방문하시면 좋을 것 같다고 하네요. 아직 꽃들이 많이 피지 않아서 아쉽기도 했지만, 또 시작되는 봄을 느낄 수 있어서 아름답고 좋았습니다. 전시원 곳곳에 있는 야생화들은 자세히 보지 않으면 발견하기가 쉽지 않아 첫날에는 전혀 즐기지 못했는데요, 다음날 숲해설사님의 해설을 들으면서 관람하니 눈에 쏙쏙 들어오면서 기억에 남더라고요. 꼭 숲해설사님과 함께 관람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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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수목원의 아름다운 식물과 풍경들

 

귀염둥이 백두랑이와 아기자기한 디테일들 

백두랑이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의 마스코트인데요 너무너무 귀엽지 않나요? 여기저기 백두랑이 캐릭터들이 전시되어 있고, 방문자센터 샵에서는 백두랑이 굿즈들도 팔고 있더라고요. 종류가 많지는 않았지만 너무 귀여워서 다양하게 판매하고 홍보해서 널리 알리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답니다. 그리고 호랑이 숲길을 가는 길바닥에 호랑이 발바닥이나 호랑이 꼬리 등이 그려져 있고, '내가 호랑이 새끼를 키웠다니',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어흥~' 같은 귀여운 문구들이 쓰여있어서 아기자기한 귀여움을 발견할 수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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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마스코트 백두랑이가 봉화 사과를 먹고 있는 모습

 

숙박시설: 제1교육연수동

방문자센터 근처에 위치한 제1교육연수동에서 1박을 하였습니다. 관광을 목적으로 생긴 리조트가 아니라 연수시설이다보니 필요한 것들만 딱 갖춰진 깔끔한 시설이었습니다. 수건, 샴푸 등의 개인 세면도구는 준비해와야 하며, 내부에서 취사가 불가능하여 식사는 포장이나 외부에서 해결해야 합니다. 방문센터 내부의 푸드코트나 바깥에 있는 식당(소풍, 구마식당 등)에서 먹는 것을 추천합니다. 침구나 위생상태도 청결하고 좋았답니다. 아이들을 재우면서 같이 꿀잠에 들었는데, 다음날 숲해설사님 말씀이 해발고도가 600~700m가 숙면에 도움이 되는데 이곳이 딱 그 정도라고 하더라고요. 왜 꿀잠을 잤는지 단번에 이해가 되었답니다. 잠도 푹 자고 수목원에서 맑은 공기도 마음껏 마시고 아름다운 자연을 보면서 힐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박 2일을 즐기고 나니 다른 계절이 너무 궁금해지더라고요. 여름에 푸르른 때는 얼마나 싱그러울까, 가을 단풍철에는 또 얼마나 아름다울까 궁금해지면서 가을에 한 번 더 와야겠다고 마음먹었답니다. 너무 크고 볼거리가 많아서 1박 2일 내에 다 보지 못한 곳이 많아서 더 아쉬웠어요. 한 번 둘러보려면 많이 걸어야해서 미취학 유아들이나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은 좀 힘들 수도 있지만, 방문자센터에서 휠체어나 유모차 등을 대여할 수 있고, 트램도 10~15분마다 다니고 있으니 이용할만하답니다. 서울에서는 차로 3시간 정도로 다소 멀지만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힐링할 수 있고 아이들에게 생태계 보전과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려줄 수 있는 좋은 여행지였답니다. 모두 백두대간수목원으로 봄나들이 다녀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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