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한글을 읽기 시작해서 한창 간판을 비롯한 세상 모든 글자들을 읽고 다니는 첫째 아이를 위해 한글놀이터에 다녀왔습니다. 이전부터 눈여겨보았는데 예약을 미리 하는 것이 번거로워서 도전해보지 않았는데요. 이제 진짜 때가 되었다고 생각해서 일찌감치 예약을 해서 다녀왔습니다. 미취학 어린이들은 집중력이 짧다 보니 박물관 전시 관람은 지루해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래서 이런 체험형 전시가 참 반갑고 고마운데요. 심지어 예약만 하면 무료라니 정말 좋지 않나요? 많이 많이 이용하고 누려봅시다.
국립한글박물관
- 위치: 서울 용산구 서빙고로 139
- 관람시간: 월~금, 일요일 10:00~18:00(입장마감 17:30), 토요일 10:00~21:00(입장마감 20:30)
- 휴관일: 새해 첫날, 설날·추석 당일
- 관람료: 무료
- 대중교통: 4호선, 경의중앙선 이촌역 2번 출구에서 430m
- 주차장 위치: 국립한글박물관 건물 지하 1층 약 70여 대 주차 가능
- 주차요금: 승용차 및 승합차(15인승 이하) 기본 2시간 2,000원, 초과요금 매 30분당 500원, 일일 최대 요금 10,000원
- 주차할인 대상: 다자녀 가족 - 두 자녀 가족 정산요금의 30% 할인, 세 자녀이상 가족 정산요금의 50% 할인(다자녀 우대카드 제시) / 경차, 환경친화적 자동차 - 정산요금의 50% 할인
- 주차요금 면제 대상: 장애인, 국가유공자, 공무내방지, 유물기증자, 박물관 후원회원, 박물관 자원봉사자 등
※ 주차 꿀팁
한글 박물관의 주차 공간이 협소하므로 만차 시 국립중앙박물관 지하 주차장에 주차 후 걸어가도 됩니다(도보 10분).
한글놀이터
- 위치: 국립한글박물관 3층
- 온라인 사전 예약 후 이용 가능(개인, 단체)
- 온라인 예약 방법: 국립한글박물관 홈페이지 > 박물관 이용 > 관람 및 해설 안내 > 한글놀이터 예약 https://www.hangeul.go.kr/mobile/privateReserveMgmt/mobileReserveReg.do
- 1일 7회차(10:10, 11:10, 12:30, 13:30, 14:30, 15:50, 16:50) 50명씩 관람 가능, 관람시간은 50분
- 주중 1회차는 단체관람으로 운영
- 주말 1회차는 현장예약을 받지 않고 사전 예약(50명)으로만 운영
- 사전 예약(40명)은 관람일 1주부터 예약이 가능하며, 당일 예약(10명)은 입장 시작 시간 30분 전부터 예약 가능
- 예약 가능 인원 1인당 4인까지, 1일 1회만 예약 가능
회차별 10명 당일 예약이 가능하나 현장 예약 관람객이 많아 조기 마감된다고 하니 사전 예약을 추천합니다. 사전 예약도 주말은 인기가 많다 보니 마감이 빠른데요. 명절 KTX 예매처럼 오픈과 동시에 마감되는 정도까지는 아니었어요. 관람일 1주일 전 오픈될 때 맞춰서 예약하시면 예약할만합니다. 예약할 때 회원가입과 로그인 없이 정보만 입력하면 되는 점이 너무 편리하고 좋았습니다.
1부 우리 동네 한 바퀴
시끌벅적 우리 동네
스크린에서 우리 주변의 소리와 모양을 표현하는 말들을 찾아봅니다. 쏴아아, 사뿐사뿐, 탈탈탈 등 다양한 의성어, 의태어가 나와있죠? 아이들과 찾아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디지털 간판 만들기
스크린의 간판을 골라 자음, 모음, 받침을 선택하여 완성하면 내가 만든 간판이 걸려요. 한글을 읽게 되면 제일 먼저 보이는 것들이 길거리의 간판들이잖아요. 저희 첫째도 요즘 한창 간판과 표지판들을 읽기 바쁜데요. 그런 포인트를 잘 반영한 체험형 전시 같아요. 내가 간판을 만들 수 있다니 아이들에게는 정말 신기하고 재미있는 체험이겠죠.
나도 간판 디자이너
원하는 간판을 골라서 다양한 조각들을 사용해 나무판 위에 멋지게 간판을 만듭니다. 스탠드 모양 카메라 밑에 나무판을 놓으면 내가 만든 간판이 우리 동네 간판으로 등장해요. 저희 아이는 블록 쌓기를 좋아하다 보니 글자와 관계없이 열심히 쌓아서 모양을 만들었지만 오른쪽에 보니 예쁜 글자 간판들이 완성되어 있네요.
2부 친구야! 한글놀이터에서 놀래?
2부에서는 키즈카페처럼 몸으로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요. 미끄럼틀, 매달리기, 쉼터, 그물놀이, 쌓기 놀기 등이 있는데 곳곳에서 자음과 모음 등을 찾을 수 있답니다.
ㅇ쌓기 놀이
쌓기 놀이 구조물 공간이에요. 커다란 쿠션 같은 블록들로 글자를 만들어 볼 수도 있고 쌓고 놀 수도 있어요. 4살 둘째 아이는 동그란 모음모양을 공처럼 튕기면서 놀기도 했어요. 제가 요령이 없어서인지 홈에 잘 끼워지지는 않더라고요. 글자 만들기에는 실패했습니다.ㅎㅎ
친구에게 하고 싶은 말
친구에게 하고 싶은 말을 기린이 그려진 마이크에 대고 말하면 그 단어를 자음과 모음으로 형성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귀여운 영상도 볼 수 있어요.
ㅅ그물 놀이
그물 속에 ㅅ이 숨어 있어요. ㅅ, ㅈ, ㅊ과 지금은 쓰이지 않는 사라진 글자인 반치음 ㅿ도 볼 수 있어요. 고등학교 국어 시간에 배웠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네요...
ㅁ쉼터
ㅁ을 닮은 입속 쉼터라고 해요. 저는 사실 ㅁ인지 모르고 이게 도대체 무슨 모양일까 궁금해했었네요ㅎㅎ 아무튼 아이들은 지치지 않아서 쉬기보다는 이 안에서도 오르내리고 잘 놀더라고요.
하늘·땅·사람 모빌
천장에 달린 하늘(ㆍ), 땅(ㅡ), 사람(ㅣ) 모양의 모빌이 다양한 모음을 만드는 것을 바닥에 불빛으로 비춰 표현해 놓았어요. ㅁ쉼터 앞쪽에 있는데 경사가 있는 길이라서 작은 아이는 오르락내리락하기만 해도 좋아했답니다.
ㄱ미끄럼틀
4살 둘째 아이가 가장 좋아했던 미끄럼틀이에요. 계단이 ㄱ모양이어서 ㄱ미끄럼틀인 걸까요? 미끄럼틀이 제법 가파르게 잘 미끄러져서 어른이 타도 재미있더라고요. 밑에 터널에는 자음들이 있어서 한 번씩 읽어볼 수 있답니다.
ㄴ매달리기
ㄴ가족글자인 ㄴ,ㄷ,ㅌ,ㄹ를 밟으며 매달려보는 곳입니다. 매달리지 않고 글자를 읽으며 징검다리처럼 건너기만 해도 됩니다.
미로 속 자음
자음 기본 글자 'ㄱ, ㄴ, ㅁ, ㅅ, ㅇ'의 가족글자를 미로 속에서 찾아보는 곳이에요. 내가 있는 곳과 자음의 위치가 스크린 호화면에 비쳐서 쉽게 찾을 수 있어요. 미로도 모두 한글 모양으로 되어있답니다. 큰 아이가 가장 재밌어하고 좋아했던 코너예요. 미로를 찾아가서 버튼을 누르는 재미도 있고 다 찾았을 때의 성취감도 있어서 좋아하는 것 같아요.
3부 꿈꾸는 나의 방
여기 정말 신비롭고 아름다운 공간이에요. 그림들도 너무 예쁘고 반짝반짝 밤하늘 같더라고요.
밤하늘에 전하는 이야기
스크린에 손을 대면 그려지더라고요. 사랑하는 가족에게 전하고 싶은 나의 마음을 붓으로 그려보는 전시입니다. 별과 구름이 나타나 어린이 친구들의 마음을 대신 전해준다고 해요.
꿈에서 만난 한글
자음 모양의 젤리를 누르면 친구들이 나타나요. ㄱ젤리를 누르면 강아지, ㄴ젤리를 누르면 나비, ㅌ젤리를 누르면 토끼가 나타납니다. 꿈속 길에 나타난 자음 친구들과 같이 놀아봐요.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도 같이 즐기고 재밌었던 한글놀이터입니다. 영유아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관람하기 좋을 것 같아요. 한글을 이제 막 깨친 6~7세 유아들이 즐기기에 가장 좋을 것 같고요. 그보다 더 어린아이들은 글자의 의미는 몰라도 50분 뛰어다니며 놀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네요. 그리고 초등학교 저학년에게는 조금 시시할 수도 있지만 한글박물관 기획 전시, 상설 전시를 보러 오는 김에 한글의 의미를 생각하고 체험할 겸 한 번쯤 와볼 만한 것 같아요. 50분이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다 둘러보기에 충분했던 것 같습니다. 전시물을 관람하고 설명을 듣는 수동적인 관람도 의미 있지만, 아이들에게는 이렇게 몸으로 움직이고 만져보고 체험해 보는 전시가 가장 적합하고 기억에도 많이 남을 것 같습니다.
한글놀이터 외에도 상설 전시인 '훈민정음, 천년의 문자 계획', 기획 전시인 '어린이 나라'도 무료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 나라'만 살짝 관람했는데 한글잡지 「어린이」 창간 100주년 기념 기획특별전이라고 해요. 과거 어린이 잡지도 전시되어 있고, 문학작품 등 당시 어린이들의 다양한 읽을거리, 놀거리 등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전시 마지막에는 '어린이 선언문'의 의의와 영상이 준비되어 있었는데 뭉클하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영상실에 놓인 빈백과 발쿠션 정말 편안했고 전시실 중앙에 소파도 있어서 아주 좋았답니다. 정말 정말 유익하고 의미 있는 전시였는데 자세히 보지 못해서 아쉽기도 하네요. 한글놀이터 외에는 예약 없이 관람할 수 있으니 많은 분들이 관람하셨으면 좋겠네요.
저희 가족은 토요일 14시 30분 한글박물관 한글놀이터 이용 후 16시 30분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을 관람하는 코스로 일정을 짰는데요. 국립중앙박물관은 부지가 꽤 커서 안에 오솔길도 있고, 거울못도 있고,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와 테이블, 정자 등이 있어서 공원처럼 쉬어갈 수 있는 도심 속의 쉼터입니다. 오솔길에서 나는 꽃향기가 어찌나 좋던지 한참을 킁킁거리며 맡고 왔습니다. 5월이라 날씨도 참 좋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은 시민들이 여유롭게 쉬어가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답니다. 옆에 용산가족공원과도 이어져있어요. 저희는 저질 체력이라 가족공원까지는 찍지 못하고, 어린이박물관까지만 갔다가 근처 맛집 갯마을에서 저녁으로 만두전골을 먹고 하루 일정을 마무리했답니다. 국립어린이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 용산가족공원 모두 너무 볼거리도 많고 좋은 곳들이라 하루에 하나씩 날 잡아서 와도 좋고, 저처럼 묶어서 코스로 와도 좋아요. 예약만 성공하면 이 모든 것이 무료! 주차비만 내면 됩니다. 여러분들 모두 예약 성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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