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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미역국 많이 먹어도 괜찮을까? 미역, 요오드, 갑상샘(갑상선)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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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미역국을 정말 많이 먹습니다. 생일에도 먹고 평소에도 학교나 회사 식당에서도 자주 나오고, 가정에서도 자주 끓여 먹는 단골 메뉴 중 하나이죠. 미역국은 끓일수록 맛있다 보니 한 번에 많은 양을 끓여서 며칠씩 먹기도 하죠. 특히 아이를 낳은 산모들은 아이를 낳는 순간부터 산후조리 기간 내내 미역국을 먹게 됩니다. 그런데 미역국은 먹어도 질리지 않고 정말 맛있지만 너무 자주 먹으면 미역의 요오드 성분 때문에 갑상샘 호르몬에 영향을 끼치는 건 아닐지 걱정이 되기도 하더라고요. 과연 한국인의 국 미역국은 이렇게 자주 많이 먹어도 되는 것인지, 얼마큼 먹어야 적당한 것인지 알아보겠습니다. 

 

미역국

 

미역의 효능

미역에는 빈혈을 예방하는 철분과 엽산이 풍부하게 들어있습니다. 아이를 낳고 나서 산후조리할 때 미역국을 먹는데, 미역은 자궁의 수축을 도울 뿐 아니라 체내에서 조혈제 역할을 합니다. 미역은 혈액 내 나쁜 콜레스테롤 제거에도 도움이 됩니다. 아무리 좋은 미역이라도 과다섭취하면 독이 됩니다. 미역에는 요오드가 다량 함유되어 있어 너무 많이 먹으면 갑상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요오드란 무엇인가?

요오드는 갑상샘 호르몬의 원료이며 인체의 필수 미량성분입니다. 음식을 통해 섭취한 요오드는 위와 소장 상부에서 대부분 흡수돼 갑상샘과 신장으로 이동합니다. 갑상샘에서 요오드는 갑상샘 호르몬 합성에 필요한 정도만 사용되고, 나머지는 대부분 소변으로 배설됩니다. 요오드는 적절히 섭취하면 중금속 흡수 등을 막아주는 해독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나 적정 섭취량을 벗어나면 갑상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요오드가 태아, 신생아에 미치는 영향

갑상샘 호르몬은 태아와 신생아의 중추신경계와 뼈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임신 기간에는 220㎍, 출산 후에는 290㎍으로 요오드 섭취 권장량이 증가합니다. 특히 신생아는 모유를 통해서만 요오드를 섭취할 수 있어 모유 수유를 하는 산모라면 요오드 섭취량이 더욱 중요합니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서용수 산부인과 교수는 "임산부가 갑상샘기능저하증인 경우 태아는 IQ 저하와 작은 키가 주요 증상인 '크레틴증'이라는 선천성질환을 갖고 태어난다"며 "또 뇌 발달은 태아기부터 시작돼 출생 후에도 몇 년간 계속되기에 이 시기 갑상샘 호르몬은 매우 중요한데 요오드가 부족하면 갑상샘 호르몬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인의 상당수는 평균 이상의 요오드를 섭취

한국인은 다시마, 미역, 김 등 해조류를 통해 전체 요오드의 3/4 이상을 공급받고 있습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 하루 평균 요오드 섭취량은 417㎍로 권장 섭취 기준(80~150㎍)의 2.8~4.8배에 달했으며, 임신부·수유부의 하루 평균 요오드 섭취량도 권장 섭취 기준(각각 240㎍·340㎍)의 1.3배였습니다. 이는 2016~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만1147명(남 9381명, 여 1만1766명)을 대상으로 요오드 섭취량을 추정한 결과입니다. 전문가들은 국내에선 일상적으로 해조류를 섭취하고 있으며, 특히 여성은 전통적인 산후조리 풍습에 따라 수유 중에 미역국 섭취가 많이 늘어나 요오드 과잉 섭취 우려가 있다고 합니다. 2017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보건부는 한국계 산모가 미역국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경고문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요오드 과잉 섭취 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요오드 과다섭취는 갑상샘 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건강에 문제가 됩니다. 울프-카이코프 효과에 의해 갑상샘 호르몬 생산이 오히려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이 효과는 실제로 갑상샘기능항진증 환자의 갑상샘 중독발작의 치료에 요오드를 투여하는 원리로 이용됩니다. 실제로 세계 유명 학회지에는 요오드 과다섭취는 갑상샘염과 갑상샘기능저하증을 일으킨다는 보고들이 여럿 발표돼 갑상샘 관련 학회에서는 하루 요오드 섭취량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요오드가 함유된 식품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서용수 산부인과 교수는 "미역의 양에 따라 다르겠지만 미역국 한 그릇에는 최소 700㎍ 이상의 요오드가 들어있다"며 "게다가 우리가 평소 먹는 생선(한 토막당 60㎍), 김(큰 김 1장 70㎍), 우유(한 컵 60㎍) 등에도 요오드가 들어있고 거의 모든 종합 비타민제에도 150㎍ 정도 함유돼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요오드 섭취량에 가장 기여도가 높은 식품군은 해조류(77.3%)입니다. 이어 우유류(5.2%), 채소류(3.9%) 순입니다. 미역(42.1%), 다시마(21.8%), 김(13.1%) 등 세 해조류가 전체 요오드 섭취량의 거의 77%를 차지했습니다. 

 

요오드는 어느 정도 섭취하는 것이 적당할까?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요오드를 하루 섭취 권장량의 두 배 이상 섭취하지 말 것을 권장하며 하루 500㎍ 이상 또는 1000㎍를 기준으로 하기도 합니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요오드를 하루 평균 1154㎍씩 먹는 사람은 1일 평균 139㎍씩 먹는 사람보다 갑상샘 질환에 걸릴 위험이 1.63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조관훈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여러 형태로 요오드를 많이 섭취하고 있기 때문에 따로 챙겨서 먹을 필요는 없다"라며 "김, 미역, 등을 매끼 먹으면 자칫 과잉 섭취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가능하면 하루 한끼 이상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요오드 과잉 섭취를 주의해야 하는 사람은?

땡큐이비인후과 이은정 원장은 가족력, 갑상샘이 약한 사람, 갑상샘기능저하질환 등이 있다면 특히 요오드 과다섭취를 조심해야 한다"며 "건강한 사람일지라도 출산 후 미역국을 통해 요오드를 섭취함과 동시에 다시마 환, 영양제로 요오드를 또 섭취하면 요오드 과다섭취로 갑상샘질환에 걸릴 수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과거 배고픈 시절에나 영양상태가 좋지 않아서 미역국을 삼시 세끼로 먹었지만 현대에서는 영양과다를 걱정할 정도로 먹을 것이 많으므로 굳이 미역국만으로 산후조리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미역국만 고집하는 것은 오히려 갑상샘질환의 위험을 높일 뿐입니다. 

 

갑상샘과 갑상샘호르몬

갑상샘(甲狀腺, thyroid gland)은 쇄골과 목젖 사이에 있는 나비 모양의 기관으로 호르몬을 합성하고 분비합니다. 갑상샘 호르몬은 체온 유지, 에너지 소비 등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조율하는데 만약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생기면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고 건강 상태가 전반적으로 악화됩니다. 갑상샘 호르몬은 티로신이라는 아미노산과 요오드가 결합해 생성됩니다. 홍우성 울산시티병원 유방갑상선외과 전문의는 "티로신은 우리 몸에서 합성되지만 요오드는 음식을 통해서 섭취해야만 한다. 일반적인 성인의 경우 체내에 15~20㎎ 정도의 요오드를 가지고 있으며 그중 70~80%가 갑상샘에 있는 혈중 요오드 레벨에 따라 갑상샘에 흡수되는 비율이 달라진다"라고 말했습니다. 

 

갑상샘기능항진증과 갑상샘기능저하증

병적인 원인에 의해 갑상샘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갑상샘기능항진증'은 모든 대사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따라서 섭취한 음식물이 저장되기도 전에 연소돼 체중이 감소하고, 열이 많이 발생해 더위를 견디지 못합니다. 홍우성 전문의는 "장운동이 항진돼 설사가 잦고, 심장 박동이 빨라져 부정맥이 나타나기도 하며, 근골격계에 영향을 주어 손이 떨리거나 사지의 근력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뼈에서 혈액으로 칼슘이 빠져나가 골다공증의 위험도 증가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반대로 갑상샘 호르몬 수치가 감소하는 '갑상샘기능저하증'의 경우 전반적인 대사가 느리게 진행돼 체중이 늘고, 쉽게 피로해지고 추위를 많이 타게 됩니다. 심장이 혈액을 잘 짜내지 못하고, 머리카락이 빠지고 우울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또한 콜레스테롤 대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고지혈증이 발생하고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이 증가하게 됩니다. 

 

'갑상선'과 '갑상샘' 어느 용어가 맞을까?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갑상선'은 '갑상샘'의 전(前) 용어로 나와 있습니다. '갑상선'이 '갑상샘'의 전 용어가 된 것은 대한의사협회의 '의학용어위원회'가 2001년 발간한 '의학 용어집'에서 '갑상선(甲狀腺)'의 한자어 '선(腺)'을 고유어인 '샘'으로 순화하였고 2002년 국립국어원이 발간한 '국어순화자료집'에서도 '갑상선'을 '갑상샘'으로 순화한 데 따른 것입니다. 갑상선의 '선(腺)'은 사람의 몸속에서 물질을 분비하는 기능을 하는 세포들이 유기적으로 얽혀 있는 것을 말하는데, 사람들이 이를 줄을 뜻하는 '선(線)'으로 오해할 우려가 있어 국민들이 이해하기 쉽게 고유어인 '샘'으로 순화한 것입니다. '샘'은 '물이 땅에서 솟아 나오는 곳'을 뜻하는 말인데, 의학 용어로는 '선(腺)'과 같이 몸속에서 물질을 분비하는 세포들이 유기적으로 얽혀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김

 

과유불급, 역시 무엇이든 너무 많이 먹어도 너무 적게 먹어도 문제네요. 미역국은 하루에 최대 한 그릇 정도만 먹고, 평소에 김이나 해조류, 우유 등 요오드가 함유된 식품을 자주 먹는 편이라면 미역국을 너무 자주 먹지는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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