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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제로칼로리 열풍의 주인공 대체당, 과연 안전할까? 대체당의 종류와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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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시플래져(healthy pleasure)'란 말을 아시나요? 단맛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스트레스를 덜 받는 건강한 관리의 즐거움을 뜻합니다. 설탕이 비만 등 각종 만성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며 외면받게 되면서 건강을 이유로 '제로' 식품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게 되고, 최근 음료, 주류, 커피, 제과류까지 '대체당' 바람이 거셉니다. 그런데 최근 H제과의 무설탕 젤리 제품을 먹은 뒤 복통과 설사에 시달렸다는 사례들이 다수 올라왔다고 합니다. 마음 편히 대체당을 섭취해도 될지, 과연 인체에 안전할지 의문이 생겨 알아보았습니다.  

 

대체당이란?

설탕을 대체하는 감미료들로 단 맛을 유지하면서 칼로리에 영향을 주지 않고 혈당을 높이지 않는 감미료입니다.

 

대체당의 4가지 분류

1. 천연감미료: 식물의 잎이나 종자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든 감미료

  • 스테비아(stevia): 최근 대체당류 중 가장 인기가 많은 스테비아는 중남미가 원산지인 국화과의 허브 스테비아에서 추출한 감미료로 설탕보다 200~300배 더 단맛을 내는 스테비오사이드가 들어있는데 체내에 흡수되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쓴 맛과 청량감이 있어 이를 줄이기 위해 천연감미료인 에리스리톨과 섞어 사용하기도 합니다. 또한 쓴 맛을 줄이기 위해 알코올+효소 처리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제품에 '효소 처리 스테비아'라고 표기되어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 소화장애 혹은 구토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 나한과(羅漢果): 조롱박과에 속하는 다년생 식물로 중국의 계림 지역에서만 자란다고 알려진 특산 과일입니다. 지름이 5~7 cm 정도로 달걀을 거꾸로 세운 것 같은 타원형 모양을 띠고 있으며 설탕의 약 300배에 달하는 당도를 가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나한과 특유의 성분인 모그로사이드(mogroside)라는 성분 때문인데 강한 단맛을 내긴 하지만 체내 흡수가 잘 되지 않는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혈당을 올리지 않는 장점이 있습니다. 때문에 설탕의 대체식품으로 활용되거나 차의 형태로 많이 섭취하고 있으며 당뇨와 고혈압 등과 같은 성인병 예방과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됩니다. 

 

2. 당알코올(Sugar alcohols): 알코올로 변형시킨 탄수화물

한국식품연구원 설탕대체재 연구동향에 따르면 일일기준으로 성인 40~50g, 아동 30g 이상 당알코올 섭취 시 복통과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됐습니다. 우리 몸에는 당알코올을 소화할 수 있는 효소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장 내 미생물에 의해서 발효가 되다 보니 장에 오래 머물게 되고, 또 장에 오래 머물게 되면 삼투압을 나타내게 됩니다. 그래서 주변으로부터 물을 끌어들이면서 설사나 복통을 일으키게 되고, 장내 미생물에 의해서 발효되면서 가스가 유발되기도 합니다. 

 

  • 에리스리톨(erythritol): 과일과 채소에서 발견되는 당알코올의 일종으로 설탕의 70~80% 정도되는 단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알코올과 마찬가지로 체내에서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지 않고 소변으로 배출돼 체내 흡수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단 맛 외에도 화한 청량감이 느껴져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며, 설탕에 비해 달지 않아 당 중독으로 이어져 비만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피를 굳게 만들어 심장마비,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 자일리톨(xylitol): 자연유래 성분으로 열량이 낮고 섭취 시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아 당뇨 환자에게 효과적인 대체당으로 알려져있습니다. 하지만 자일리톨은 섭취 시 소화기관에서 발효되기 때문에 설사, 구토, 복부팽만 등을 야기할 수 있어 다량으로 섭취할 때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 자일리톨은 얻는 과정에서 복잡한 '인공 정제' 과정을 거칩니다. 자일리톨은 '자일로스(xylose)'라는 당에 수소를 첨가해 정제하는 수소첨가당의 일종입니다. 아직까지 수소첨가 당류의 위험성에 대한 연구 결과는 많지 않은 편이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수소 첨가 당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만큼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 말티톨(maltitol): 포도당과 소르비톨이 합쳐진 형태의 당알코올입니다. 충치를 잘 일으키지 않는 장점이 있으며, 설탕에 비해 혈당 수치를 변화시키지 않아서 당뇨 환자용 감미료로 쓰이기도 합니다. 주로 초콜릿, 젤리, 껌, 캔디, 아이스크림 등의 제과류에 많이 사용됩니다. 다만 유당불내증처럼 당알코올을 흡수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복통이나 설사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3. 합성감미료: 화학적인 합성법으로 만들어진 인공감미료

  • 사카린(saccharin): 사카린나트륨이라고도 불리는 사카린은 최초의 화학조미료로 대중성과 안전성이 높으며, 뉴슈가, 신화당 등으로 포도당 등을 섞어 판매되고 있습니다. 설탕의 약 300배 감미도를 가지고 있지만 설탕과 달리 칼로리가 없어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며 혈당지수(GI) 역시 0으로 대한당뇨병학회에서는 당뇨 환자에게 설탕 대신 사카린을 권하고 있습니다. 과거 1978년 캐나다에서 엄청난 양의 사카린을 투여한 쥐에게서 방광암이 발생했다는 실험 결과가 발표돼 논란에 휩싸이며 발암물질이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으나, 지속적이고 광범위한 연구 끝에 방광암 발병은 수컷 쥐의 신체적 특징으로 인한 것이며, 인체에는 무해하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후 1993년 세계보건기구(WHO), 1998년에는 국제암연구소(IARC), 2001년 미국 FDA, 2010년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사카린의 인체 안전성을 공식적으로 인정, 선언한 바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2012년과 2014년에 사카린 사용 기준을 개정하면서 그간의 규제를 풀고 사카린 상용을 허용했으며, 현재는 사카린을 사용한 식품, 음료 등이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고려대학교 의생명융합과학 연구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카린이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 아스타팜(Astapharm): 설탕처럼 1g당 4kcal의 열량을 지녔지만 단맛은 설탕의 200배 이상입니다. 아스타팜만으로는 설탕과 비슷한 맛이 안 나기 때문에 아세설팜칼륨, 에리스리톨 등과 섞어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미노산의 일종이라 열을 가하면 분해되어 단맛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빵에는 넣을 수 없고 주로 음료나 주류에 사용됩니다. 
  • 수크랄로스(Sucralose): 설탕의 600배의 단맛을 냅니다. 제로콜라 등 주로 탄산음료에 사용되며, 소주나 발효유에도 많이 사용됩니다. 

 

4. 천연당: 천연식품에 들어있는 당의 성분

  • 알룰로스(allulose): 무화과·건포도·밀 등에 존재하는 천연상태의 당입니다. 설탕의 70% 수준의 단맛을 내지만 1g당 0.2kcal로 설탕의 5%에 불과합니다. 설탕과 가장 비슷한 맛으로 알려진 알룰로스는 대부분 시럽 형태로 판매되고 있어 사용에 용이합니다. 알룰로스 또한 체내에 축적되지 않고 전부 소변으로 배출해 혈당수치 조절에 도움을 주고 비알콜성 지방간 예방에 도움을 줍니다. 열에 강해 요리에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다만 사람에 따라 과다섭취시에는 복부팽창 및 설사가 유발될 수 있습니다.
  • 자일로스(xylose): 자일리톨의 원료로 자작나무나 떡갈나무 줄기 혹은 옥수수 줄기에서 추출하는 천연감미료입니다. 감미도가 설탕의 60% 정도이며 체내에 흡수되지 않고 배출됩니다. 설탕과 유사한 단맛을 내며 입자가 곱고 용해도가 높아 음식에 흡수가 잘 되어 가정용으로도 많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체내에서 설탕 분해 효소인 수크라아제의 활성을 억제하여 설탕의 소화흡수율을 낮춰줍니다. 
  • 타가토스(tagatose): 과일·우유·치즈 등에 존재하는 천연상태의 당입니다. 설탕과 같은 맛을 내면서도 열량이 38% 수준입니다. 하지만 과당이나 설탕에 비해 상대적으로 추출하기도 어렵고 인공적으로 생산하기도 힘들어 가격이 비싼 편이라 다른 감미료만큼 널리 활용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대체당의 장점

  • 칼로리가 없거나 매우 낮아 체중 조절에 설탕보다 유리합니다.
  • 혈당관리에도 도움을 줍니다. 대체당은 체내에서 소화되지 않고 배출되므로 혈중 포도당 농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 또한 충치를 유발하는 설탕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충치는 입속 세균이 당분을 먹고  젖산을 형성해 치아 표면을 약화시켜서 생기는데, 감미료는 산을 생성하지 않으므로 충치가 덜 생깁니다. 

 

대체당의 부작용

  • 다량 섭취 시 설사나 복통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당중독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대체당은 체내로 흡수되지 않지만 단맛은 그대로 느껴집니다. 이 때 뇌의 부위가 쾌감을 느끼고 단맛을 더 갈망하여 단맛에 더욱더 집착하게 될 수 있습니다.
  • 특정 대체당은 심혈관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영국의학회 국제학술지 BM 9월 7일에자에 따르면 프랑스 국립보건연구소(INSERM) 연구팀은 참여자 평균 나이 42세 성인 남녀 약 10만 명을 대상으로 약 10년간 추적 조사 결과 장 마비, 협심증, 뇌졸중 등 1502건이 심혈관 질환을 일으켰고 이들의 공통점은 하루에 한 번 다이어트 콜라 100ml에 해당하는 인공감미료 42.5mg을 섭취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평균 섭취량에서 약 180ml를 남용한 수치이며 뇌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 역시 인공감미료를 섭취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18% 더 높았습니다. 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연구로써 인과관계를 명확히 규명할 수 없었다는 게 연구팀의 입장입니다.

 

지난달 27일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러너 연구팀은 에리스리톨 섭취와 심혈관질환 간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는데, 에리스리톨의 높은 혈중 수치는 심장마비나 뇌졸중의 위험을 높이는 데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안전하다고는 하지만 장기화된 연구 필요, 과유불급(過猶不及)

대부분의 대체당은 현재 시점에서는 안전하다고 평가받고 있지만, 관련 연구는 아직 미흡한 상황이며, 장기 데이터화된 대규모 관찰연구가 없는 상황입니다. 현재로서는 완벽하게 단점 없이 당을 대체한다고 할 수는 없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섭취 양에 따라서, 또 개개인의 건강상태에 따라서 다 다르기 때문에 지나치지 않게 절제하여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관련 질환이 있거나 위험이 큰 사람은 인공 감미료 섭취를 줄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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