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참 아름다우면서도 괴로운 계절이기도 합니다. 황사와 미세먼지에 이어 꽃가루까지 기승을 부리니까요. '꽃가루농도위험지수' 를 아시나요? 기상청은 4~5월, 9~10월 보건기상지수로 꽃가루농도위험지수를 매일(6시, 18시) 발표하고 있다고 해요. 미세먼지 농도와 더불어 꽃가루농도위험지수까지 확인해야 할 것 같아요! 꽃가루는 알레르기성 비염과 결막염 등을 유발하기 때문에 코로나가 끝나도 마스크를 쉽게 벗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봄철 방해꾼 꽃가루 알레르기의 원인과 증상, 치료방법 등에 대해 알아보아요.
꽃가루 알레르기의 주범은 바로 나무!
흔히 화려한 꽃에서 나오는 꽃가루들이 알레르기를 유발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화려한 꽃이 달리지 않는 아주 평범한 나무의 꽃가루가 주된 원인이 됩니다. 식물은 수정방법에 따라 크게 충매화와 풍매화로 나눌 수 있습니다.
- 충매화(蟲媒花)는 향기나 아름다운 꽃으로 곤충을 유혹하여 꽃가루를 전파시키므로 꽃가루의 생산량이 적고, 크고 무거우며, 공기 중에 잘 날아다니지 못해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경우는 적고, 정원사나 원예가 등 특수 직업에 한해 유발할 수 있습니다.
- 반면 풍매화(風媒花)는 바람에 의하여 꽃가루가 전파되며 생산량이 많고, 작고 가벼우며, 잘 날아다닐 수 있어 알레르기와 연관이 많습니다. 풍매화는 충매화에 비해 수정이 실패할 확률이 높아 많은 양의 꽃가루를 만들어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참나무, 자작나무 등의 수목류가 봄철 알레르기의 주된 원인이 됩니다. 풍매화 중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항원)이 매우 강한 것은 참나무입니다.
- 잔디류는 늦봄에서 초가을까지 날리지만, 서구국가와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알레르기가 적은 편입니다. 돼지풀, 환삼덩굴, 쑥과 같은 잡초류는 주로 늦여름에서 늦가을까지 날리면서 가을철 알레르기의 주된 원인이 됩니다.
꽃가루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은 기상 조건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특히 기온과 강수는 꽃가루 농도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기온이 높고(20~30도 사이) 맑은 날 꽃가루 농도가 가장 높습니다. 강수가 없는 건조한 날 대기 중으로 부유한 꽃가루가 바람을 타고 공기 중으로 퍼지게 됩니다. 이때 강한 바람보다는 초속 약 2m의 약한 바람이 불 때 공중으로 높이 떠올라 더 멀리 퍼지게 됩니다.
꽃가루 알레르기의 증상과 증상완화방법
알레르기성 비염
콧물이 흐르고 연속으로 재채기를 하거나 콧구멍이 막힙니다. 밤부터 새벽 사이에 증상이 가장 심하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 머리가 띵하거나 아플 수 있습니다. 공기가 차면 코가 더 막히기도 합니다. 알레르기 증상은 항히스타민제를 통해 개선할 수 있습니다. 심할 때는 콧속에 뿌리는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면 빨리 좋아집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
눈이 몹시 가렵고 심하면 충혈되거나 눈곱이 낍니다. 대부분의 결막염은 치료하지 않아도 1~2주 이내에 자연 치유됩니다. 그러나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 심해지면 눈꺼풀이 붓거나 흰자가 부풀어 오르는 결막부종이 생길 수 있고 심각해지면 눈에 상처가 나서 시력저하까지 유발할 수 있어 안과에 방문해 치료받는 것이 좋습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경우 증상을 빨리 진정시키기 위해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합니다. 아울러 비만세포안정제, 스테로이드 점안제, 혈관수축 점안제도 흔히 사용합니다. 눈이 가렵거나 불편하더라도 손으로 눈을 비비지 않고, 안과에서 처방받은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차가운 수건으로 찜질을 해주면 알레르기로 인한 가려움증과 부종을 완화해 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예방법
가장 좋은 예방법은 알레르기의 원인 물질인 꽃가루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것입니다.
- 나무는 새벽시간에 꽃가루를 방출하기 때문에 꽃가루가 많은 오전 6~10시에는 환기나 외출, 야외운동 등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꽃가루 농도 위험지수가 '높음' 단계이면 가급적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부득이하게 외출할 경우 선글라스, 마스크 등을 착용해야 합니다. 특히 렌즈 대신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 외출을 했다 돌아온 후에는 손과 얼굴을 씻고, 취침 전 샤워를 해 침구류에 꽃가루가 묻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가 아는 개나리, 진달래, 벚꽃 등의 꽃 말고 참나무에도 꽃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네요. 풍매화 식물의 꽃은 단조로운 형태로 포도송이나 애벌레가 달려있는 듯한 모양이라고 합니다. 색은 연녹색 또는 연갈색을 띱니다. 흔히 '꽃'하면 떠올리는 화려한 꽃들은 대부분 충매화 식물이기 때문에 꽃가루 때문에 봄꽃 구경을 굳이 피할 필요는 없다고 하네요.
기후변화로 꽃가루 날림 시작 시기가 지난 10여 년 동안 보름 이상 빨라지고, 지구 온난화로 식물들의 개화 기간이 길어지면서 꽃가루 양이 급증하여 농도 또한 짙어졌다고 합니다. 기후변화가 알레르기성 비염과 결막염 등을 일으켜 우리의 건강에 영향을 끼치고 있네요. 사실 다가올 더 큰 위기에 비하면 이 정도는 새 발의 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호흡기 질환이 없는 건강한 사람들에게도 언제든지 알레르기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제는 미세먼지 농도뿐만 아니라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꽃가루농도위험지수도 잘 확인하여 건강하게 봄을 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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