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이나 병원에서만 쓰이던 일회용 고무장갑을 요즘은 흔하게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한 때 쿡방 예능이 유행일 때 유명 셰프들이 사용하는 것이 알려지면서 주방에서도 널리 쓰이기 시작하게 되었죠. 코로나19 이후 감염차단을 위해 니트릴장갑을 사용하는 의료진이 급증하면서 그 수요가 더 늘어났으며,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필수 위생용품으로 인식돼 일상에서도 지속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라텍스
라텍스 장갑
고무나무의 수액에서 자연적으로 형성된 라텍스로 만든 천연고무장갑입니다.
장점
- 천연고무 소재이기 때문에 부드러워 맨손과 같은 착용감을 제공합니다.
- 신축성이 우수합니다.
단점
-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어 사람에 따라선 가려움증, 두드러기 등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 열, 불, 산에 취약합니다.
니트릴장갑
니트릴 장갑은 NBL이라는 합성소재로 만든 인조합성고무장갑입니다. 핵심 원료인 NBL(Nitrile butadiene rubber latex)은 라텍스 원료에 부타디엔(Butadiene)과 아크릴로나이트릴(AN, Acrylonitrile) 등을 섞어 만든 합성고무소재입니다. 부타디엔은 자동차 타이어, 신발 등의 원재료로 활용되는 합성고무 및 합성수지의 제조 원료이며, 아크릴로니트릴은 아크릴 섬유, 플라스틱 등의 원료가 되는 합성 소재입니다.
장점
- 천연고무의 단백질 성분이 없어 단백질 알레르기반응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 NBL은 물질이 침투하지 못하는 내침투성이 뛰어나며, 잡아당기는 힘에 견딜 수 있는 인장강도도 높고, 기름의 작용을 잘 견뎌내는 내유성도 우수합니다. 따라서 의료용뿐 아니라 산업용, 요리용으로도 폭넓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 내구성이 좋아 잘 찢어지지 않습니다.
- 정전기 방지에 강합니다.
- 내열, 내산, 내화에 강합니다.
단점
- 천연고무보다 탄성이 떨어집니다.
- 합성소재다보니 폐기 시 비닐류보다 분해되는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라텍스 장갑 5년, 비닐장갑 120년, 니트릴 장갑은 추정 불가)
기타 주의사항
분말(파우더)/무분말(파우더프리)
장갑을 끼고 벗을 때 달라붙지 않게 하기 위해 파우더가 뿌려져 있는 제품도 있습니다. 라텍스, 니트릴 장갑은 신축성이 우수하고 착용감이 좋아 피부에 찰싹 달라붙는 형태라 땀이 차면 벗기가 어려운데 내부에 건조함을 유지시키기 위해 가루가 도포되어 있습니다. 이 가루는 옥수수 전분이나 밀가루 성분으로 인체에 무해하나 장갑 사용 후 손을 씻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또한 의료용으로 사용 시 분말이 수술 중 조직 내로 들어가면 상처 회복을 지연시키기도 하며, 파우더 분말이 호흡기 알레르기를 일으키기도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구입 시 'powder free(파우더프리)' 제품인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멸균(Sterile)/비멸균(Non-Sterile)
멸균처리가 된 장갑들은 주로 수술실, 실험실, 연구실, 클린룸 등 전문적인 곳에서 사용하는 장갑입니다. 그 외 시중에 판매하는 장갑들은 대부분 비멸균 장갑입니다.
한 번 쓰고 버리기 아까운데 여러 번 사용해도 될까요?
튼튼해서 한 번 사용하고 버리기 아까울 때가 많지만 기본적으로 일회용 장갑이기 때문에 제조사에서는 일회용 사용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요리용으로 재 사용 시에는 위생문제를 유발할 수 있으며, 청소용 등으로 재 사용 시 화학세제 사용 등으로 인해 내구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손 보호와 안전에도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되도록 재사용을 삼가고 일회성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요리용으로 구입 시 '식품용', '식품용 기구 도안' 확인
요리할 때 사용할 목적으로 구입 시 식품용 인증을 받은 제품을 선택해야 합니다. 상자에 '식품용'이라는 단어 또는
'식품용 기구 도안'을 반드시 확인한 후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환경을 생각한다면 천연 라텍스 장갑이 좋겠으나, 기능성과 효율성 측면에서는 니트릴 장갑이 좋은 것 같습니다. 물론 해당 알레르기가 있는 분은 반드시 니트릴 장갑을 사용하셔야겠죠. 생분해가 된다고 홍보하는 니트릴 장갑도 판매 중이던데 진짜 생분해가 되는지도 의문이고 소각장으로 가게 될 경우에는 결국 환경을 오염시키게 될 것 같습니다. 가정에서는 위험한 경우가 아니라면 가급적 일회용 장갑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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